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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자본재 공급, 사상 최대 감소
투자 분위기 확산" 자화자찬 하루만에 정반대 통계
 
송기선 기사입력  2019/05/09 [19:02]

국내 경기가 장기간 하강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주저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자본재 공급이 작년에 비해 4분의 1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23.3% 줄어든 감소폭은 2010년 통계 작성 후 가장 컸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장비 공급이 1년 가까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게 자본재 공급 침체로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2주년을 맞이해 "경제 전반의 투자 분위기를 확산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경제현장에서 올라온 통계지표는 정반대 내용이었다.

정부가 경제실정(失政)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경제 현실을 왜곡한다는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제조업 국내 공급 동향’에 따르면, 지난 1~3월 국내 제조업의 자본재 공급은 전년대비 23.3% 줄어들어 지난 2010년 통계 작성 후 감소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재 국내 공급은 국산이 25.6% 감소했고, 수입은 18.9% 감소했다.


자본재 공급은 생산에 필요한 각종 설비·장비의 공급 현황을 나타낸다. 설비투자 동향과 동일한 흐름을 보여준다.

자본재 공급이 급감한다는 것은 설비투자가 뒷걸음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설비투자는 전기비 10.8% 감소하며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1분기(-24.8%)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자본재 공급은 지난해 2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감소 중이다.

지난 2012년 2분기부터 2013년 2분기까지(5개 분기) 이후 최장기 연속 감소 기록을 세우고 있다.

자본재 공급의 절대적인 수준을 보여주는 공급지수는 94.5를 기록하며 기준치 100(2015년 기준)을 넘지 못했다. 자본재 공급 규모가 2015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자본재 공급이 급감한 것은 반도체 부문의 가격조정 쇼크 영향이 컸다. 급격한 가격 조정으로 투자를 줄인 것이 반도체용 장비 공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용 웨이퍼가공장비 등이 포함된 기계장비 공급은 전년대비 20.2% 감소했다.

국산이 15.7%, 수입이 29% 줄었다. 디스플레이 제조장비가 포함된 전자장비 공급도 전년비 6.7% 감소했고, 국내용 특수 선박 등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 공급은 전년대비 43.5% 급감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공급이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면서 자본재 공급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지난해 1분기 반도체 장비 공급이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설비투자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 부진으로 1분기 자본재 공급이 통계 작성 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가 아전인수격 낙관론으로 경제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기재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이해 지난 8일 발간한 ‘경제 부문 성과와 과제’ 자료집에서 "민간·공공 투자확대를 통해 시장 활력을 제고하고 경제 전반의 투자 분위기를 확산했다"고 주장했다.

 "투자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지 하루만에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이 정부 통계로 확인되는 모양새다.

자본재 공급 감소는 국내 제조업 위축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자본재 뿐만 아니라 식품, 의류품 등이 포함된 소비재도 공급이 전년대비 0.8% 감소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를 포함한 최종재 공급은 전년대비 10.2% 감소했다. 국산과 수입 모두 10% 이상 감소했다.
다만, D램 반도체(완성품)와 자동차 부품 등이 포함된 중간재 공급은 전년대비 0.2% 증가했다.

최종재와 중간재 등이 모두 포함된 제조업의 1분기 국내 공급은 전년대비 4.1% 감소했다.
기계장비, 기타운송장비 등이 줄어들어 국산은 3.9% 감소했고, 수입도 4.3% 감소했다.

기계장비와 석유정제 등에서 수입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제조업 국내 공급 중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6.3%로 전년대비 0.1%p(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제조업 생산이 위축돼 수입으로 대체하는 비율이 커졌다는 의미다.

자본재 공급 중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35.4%로 전년대비 2.5%p 상승했다.

소비재 공급의 수입 비중은 24.5%로 전년대비 0.2%p 상승했고, 중간재의 수입 비중은 24.9%로 전년대비 0.1%p 낮아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설비투자는 감가상각에 따른 장비 교체 수요가 있기 때문에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는 게 정상적인 경제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설비투자 움직임이 드러나는 자본재 공급이 1년 가량 큰 폭의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민간의 경제활동이 심각한 침체상태에 있다는 것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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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09 [19:02]  최종편집: ⓒ 울산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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